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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기사 법원 “현대차 출고 전 검수는 불법파견 아냐”...대법서 확정
    등록일: 2023.09.12 17:55 조회수: 56
  •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가 수행하는 자동차 출고 전 점검 업무는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현대차가 전산시스템을 통해 협력업체에 작업지시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업무 지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도급인으로서 업무지시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19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현대차 2차 협력업체에서 출고 전 차량 점검 업무를 하던 근로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원심은 "현대차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들이 현대차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지도 않았다"며 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지난달 29일 원심이 잘못되지 않았다면서 같은 판단을 했고 이어 이달 13일에도 동일한 판단을 내놨다.

    자동차 출고 전 검수 근로자, 불법파견 주장한 까닭은?

    근로자들은 현대글로비스와 도급계약을 맺은 2차 협력업체 근로자다. 현대글로비스는 2차 협력업체에 완성차량의 운송, 출고 전 사전 점검 등 PRS(Pre-Release Service) 업무를 맡겼다.

    출고 업무는 완성된 자동차를 고객에게 판매하기 이전 단계에 이루어진다. 완성차가 출고센터에 도착하면 협력업체는 이를 야적장에 옮겨 주차한 다음 출고의 용이성 등을 위해 차량의 위치를 전산으로 등록한다. 이어 출고가 요청된 차량을 확인해 세차와 취급설명서 등 지급품을 투입한 후 차량 점검을 거쳐 정상 차량을 고객인도장으로 인도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협력업체에 업무 처리를 위한 디지털 단말기(PDA)와 체크시트, 업무매뉴얼, 정비지침서 등을 제공했다. 현대차의 시스템에서 자동차 출고요청 처리가 이루어지면 협력업체에 작업확인서가 자동으로 출력돼 PRS 작업이 이루어졌다. 자동차 점검 결과 문제가 있는 경우 협력업체 근로자는 현대차 품질담당직원에 하자를 보고하고 반송 여부에 관한 결정을 받았다.

    근로자들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현대차의 상당한 지휘ㆍ명령이 있었다면서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했다. 작업지시가 현대차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이유다.

    "PDA, 지휘ㆍ명령 아냐"...불법파견 부정한 법원

    법원은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과 2심, 3심 모두 같은 판단이다.

    법원은 현대차 시스템을 통해 협력업체에 작업지시서가 전달되더라도 상당한 업무 지휘가 아니라고 봤다.

    우선 1심은 "근로자들은 현대차가 아닌 협력업체 현장소장을 통해 업무지시 사항을 전달받았고 현장소장은 근로자들에게 수행할 업무와 업무시정을 직접 지시했다"며 "현대차는 문제가 발생한 경우 협력업체가 아닌 현대글로비스에 전달했고 협력업체는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현대차가 협력업체에 체크시트, 업무매뉴얼, 정비지침서 등을 전달한 것은 도급인으로서 업무 지시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1심은 "도급인의 일반적ㆍ추상적 지시를 근로자 파견 관계의 징표로서 상당한 지휘ㆍ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현대차가 협력업체에 업무지침을 제공하고 업무결과를 전달받은 것은 협력업체가 도급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업무수행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PDA를 통한 지시가 파견 징표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1심은 "현대차가 협력업체에 PDA 기기를 제공했기는 하지만 이는 PRS 업무가 이루어지는 작업장 규모와 치장장에 놓여있는 차량과 근로자들이 매일 점검하는 차량 수 등을 고려해 업무협조 차원에서 제공한 것"이라며 "PDA와 현대차 전산시스템에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개별적인 지시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상당한 지휘ㆍ명령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도 "PRS 업무와 관련해 현대차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했던 PDA는 치장 시 차량의 이상 유무나 차량이 위치를 저장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을 뿐 별다른 지시 기능은 없다"며 "치장장의 규모 등을 보면 PDA 활용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여 상당한 지휘ㆍ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가 제공한 인수점검 매뉴얼, 체크시트, 차량설명서 등은 도급업무 방식을 지시ㆍ확인하기 위한 것이나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세부적인 방식을 지시ㆍ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현대차에서 근로자가 인수점검 매뉴얼 준수 여부를 따로 확인했다거나 이를 위반하는 경우 불이익을 부과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했다.

    이어 "협력업체 사무실에 자동으로 출력되는 PRS 작업확인서에는 차종, 차대번호, 계약자, 출고일시, 탁송정보 등이 포함돼 있을 뿐이어서 작업확인서는 도급인이 수급인에 하는 업무 요청이고 협력업체가 이에 구속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협력업체는 PRS 업무 진행 순서나 방법 등에 관해 협력업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법원 "PRS는 현대차 공정과는 별개...연관성 없어"

    법원은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는 간접생산공정으로 현대차 업무에 편입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2심은 "PRS 업무는 자동차 생산 공장과 완전히 분리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자동차의 직접생산공정과 구별되는 생산 후 물류업무의 일부로 평가해야 한다"며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와 현대차 직원이 수행한 업무는 명확히 구분될 뿐만 아니라 높은 유기성이나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협력업체 근로자 채용이나 인사, 근태 관리에 관여하지 않았고 협력업체가 PRS 업무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법원은 근로자들이 현대차 로고가 기재된 명찰과 사원증을 착용했더라도 이는 고객에게 통일된 브랜드의 인상을 주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별다른 판단 없이 원심을 확정했다. PRS 근로자들이 제기한 소송은 총 두 건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한 사건을 확정한 후 뒤이어 이달 13일에도 동일한 판단을 내놨다.

    근로자 측을 대리한 유태영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는 지역출고센터에서 차량을 검사하는 업무로서, 현대차 품질관리 공정에 해당한다"며 "법원은 현대차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인수점검 매뉴얼, 체크시트를 교부했다는 점은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이는 도급인의 일반적인 지시에 불과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근로자들이 차량을 전수검사해서 하자를 발견하면 현대차의 PDA, 전산시스템을 통해서 공장 생산라인에까지 피드백이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정확한 법적인 평가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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